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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연] 장영진 개인전
2016. 5. 23 (Mon) - 6. 6 (Mon)

향연(Symposium) 162x112cm 캔버스위에 아크릴물감 2016
STATEMENT

향연 (饗宴, Symposium)
“꿈속을 헤매이다가 조용히 눈을 뜨면 그것이 나의 하루의 시작이다. 드러뉘어진 몸을 일으켜 세우기 전, 꿈의 세계는 과연 무엇이었는가? 분명 누군가가 대신해 줄 수 없는 내 삶의 부분이었는데… “

내 작업의 큰 주제는 항상 “공간을 향해서” 이다.
2001년부터 스티로폼 알갱이를 캔버스 위에 붙이고, 그 위에 현시대 익명의 타자들의 얼굴을 그려 넣음으로써, 이미지시대의 복제성과 타자의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던졌었다. 이후 비비탄알이라고 불리는 플라스틱 볼(Plastic Ball)들을 캔버스 위에 붙임으로써, 스티로폼 알갱이의 연약한 재질을 보완하였다. 물론 10년 정도의 시간을 들여 이러한 작품을 제작-발표하면서도, 평면 공간의 연구는 계속 진행하였다.

재료의 물성연구는 잠시 뒤로 한 채, 표상의 숙제를 넘어서 평면과 공간의 관계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평면 위에서 점(点)적인 요소들이 반복과 차이를 계속하면, 점들이 바탕화면으로부터 이탈하여 부양하는 것 같은 시각적인 현상을 일으킨다. 굳게 자리잡은 형형색색의 점들은 서로의 상호관계 안에서 나에게 익숙치 않은 낯선 공간을 보여준다. 이 공간은 일찍이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들에서도 보질 못했던 순수한 공간이다. 색점들이 채워지면 질수록 그 깊이는 더욱 심층을 이루고, 나의 마음은 이미 그 공간 속을 산책하는 듯 하다. 장자(莊子)가 호접몽에서 나비로 환생하여 꽃들 사이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즐거운 꿈을 꾸었듯이, 나 또한 이 공간에서 무엇인지 모를 형상이 되어 그것들과 어우러져 있음을 느낀다. 안견의 작품 몽유도원도 속에 무릉도원으로 가는 입구가 열려진 듯 하다. 나는 이 공간의 투명하고 영롱한 기운 안에서 긴 여행을 한다.

이 공간과 현실은 맞닿아 있어서, 눈을 뜨고 볼 수 있는 이는 언제든 이 공간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의식과 무의식의 접점이 분명히 어디인지를 알 수 있다면, 우리는 더욱 완전한 인간으로서의 사고를 할 수 있으리라.

장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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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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