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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또 하나의 변주] 최두의 개인전
2017. 4. 25 (Tue) - 5. 7 (Sun)​​
최두의

또 다른 눈 45x65cm 사진 2015
STATEMENT

또 다른 눈

“나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그림을 그린다.”

‘카메라’라는 또 다른 눈을 통해 소실점을 만들어내고 그 탈 육체적 눈으로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 3차원의 현실이 2차원의 이미지로 구현된다. 즉 탈 육체적 눈을 통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나아가 주체와 대상에 관한 질문과 탐색의 시간을 통해 포착된 순간의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때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세상의 사물을 바라보며 내게 발견되어진 디테일한 부분을 확장시켜보기도 축소시켜보기도 하며 새로운 형상을 발견하는 습관이 있다. 문득 렌즈 안에 들어온 마늘의 모습에서 풍뎅이 같기도 하며, 잠자리 같기도 한 여러 형상의 곤충들이 발견되어진다. 호흡을 가지런히 하고 줌인 하여 가벼우면서 얇은 마늘껍질 속에 감춰진 순백의 너그러운 형태의 알맹이에서 새색시의 부끄러운 듯 감춰진 속살을 본다. 알맹이가 허물을 벗어 놓은 듯 쌓여있는 까칠한 껍질 속에 함몰되어 있는 이미지는 황혼을 바라보는 노인의 차분하고 고즈넉한 세월의 이미지를 전해준다. 알맹이조차 방출한 허황한 마늘 껍데기와 인고의 세월을 버텨낸 질긴 뿌리에서는 삶의 생성과 소멸, 윤회에 대한 관조를 하게 된다.

“보이는 것과 숨겨진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몇 겹의 껍질과 투명한 얇은 막 속에 수분이 가득한 부드러운 고체알맹이로 이루어진 마늘은 보이는 것과 숨겨진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럭비공처럼 역동적인 이미지를 가진 알맹이는 덩어리이지만 단단한 이미지와 상반된 뭉툭하고 부드럽고 유동성이 있는 이미지이다. 얇고 까칠한 껍질은 여러 겹으로 단단히 속을 감싸고 있으나 거의 무게감이 없다. 깨끗하고 흠 없는 알맹이를 위하여 껍질은 몇 겹이나 꽁꽁 둘러매고 옥죄며 자신은 점점 메말라가며 거칠어진다. 같은 근원에서 태어났으나 각각 독립된 물성인 마늘 알맹이와 껍질의 대비와 조화를 통해 생성과 소멸, 성장과 퇴락, 세월의 무게, 음양의 조화, 순환, 윤회의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한다.

또한 의미 없는 “빨리”를 추구하면서 인생의 단면만을 보고 마치 그것이 전부인 냥 쉽게 소비해 버리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잠깐이나마 주변의 사소한 사물에서 인생을 관조하고 은유하며 느린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루돌프 아른하임이 얘기하듯

‘우리들의 눈은 측정하고 확인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볼 것에의 의미를 발견해 내는 능력이 결핍되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스스로에게 물음을 제시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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