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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ants, 'Penser'] 장지영 개인전
2017. 11. 14 (Tue) - 11. 26 (Sun)​​​​​​​​​​
장지영

Femme assise(앉아있는 여인) 146x114cm Oil on canvas 2017
STATEMENT

사진에 담긴 장소들의 희미한 기억: 거리에 내리쬐던 햇빛의 농도, 들려오던 차도의 소음들,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이국의 음악들, 낯선 곳의 처음 맡아보는 생소한 냄새들……
시간이 지나면서 추억은 점점 흐릿해져 간다. 아무리 붙잡고 있으려고 애를 써도 결국엔 그들끼리 엮이고 뭉뚱그려진다. 어느 것이 진짜인지 알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면 결국 기억들의 조합은 하나의 총체적인 이미지로 잔상이 된다. 나는 그림을 시작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의 원형을 되살리려 노력하며 화면에서 색감과 형태를 덧입히기 시작한다. 다양한 색들이 더해지고 세부적인 묘사는 덜해진다.

‘Passants 지나가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함축적인 의미를 이야기한다. 모든 것들은 ‘지나간다’는 시간에 대한 성찰과 사건이 일어난 장소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찰나의 순간에 포착된 이미지는 작업을 통해 미지의 세계로 인도된다. 나는 캔버스라는 틀 안에 멈추지 않고 영원히 움직이는 다른 차원의 세계를 상상하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마치 모든 시간이 멈춘 상상의 공간에서 나 혼자만 끊임없이 분주하게 배회하듯이.

화면 속의 인물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나에게 익숙한 지인일수도 아니면 말 그대로 한 순간 스쳐 지나가는 타인일 수도 있다. 무심한 표정으로 서 있거나 걸어가거나, 어느 한 곳을 멍하게 응시하는 인물들은 구체적인 개인의 초상이라기보다는 무수한 일상의 보편적인 현대인을 나타낸다. 세부적인 표현과 특징이 배제된, 흐릿하게 배경 안으로 걸어가는 인물들은 안정되지 못한 불안한 심리상태를 내포한다. 지나왔고, 지나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나갈 시간들 속으로 걸어가고 있는 나와 닮은 타인의 모습은 작업을 계속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나는 사실적인 표현보다는 감성에 의존해서 의도적으로 인물과 배경의 경계를 허물어 모호한 공간을 연출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찰나에 나타난 인상들은 덧없게도 보이며, 시간이 지나며 그 순간의 유일성 때문에 그 장소에서 강렬한 감성으로 이미지를 각인한다.

장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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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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